홈 CCTV는 무엇을 보고 고르나요?
홈 CCTV를 고르는 출발점은 화질이 아니라 비밀번호와 저장 방식입니다. 경찰이 검거한 IP카메라 해킹 사건에서 침입당한 카메라 12만여 대는 대부분 초기 비밀번호나 공격자에게 이미 알려진 단순한 비밀번호를 쓰고 있었습니다. 영상은 해외 사이트에서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집 안을 지키려고 설치한 장치가 집 안을 내보내는 창구가 된 셈입니다. 설치 위치도 법의 영역입니다. 우리 집 안쪽은 비교적 자유롭지만 복도나 이웃 창문이 화면에 들어오면 다른 문제가 됩니다. 비밀번호, 저장 방식, 촬영 범위 세 가지를 먼저 정하고 제품을 보셔야 합니다.
목차
- 부모님 댁에 달아 드리고 두 달 뒤 확인한 것
- 해킹은 어려운 기술이 아니라 초기 설정에서 뚫립니다
- 저장 방식이 비용과 안전성을 함께 결정합니다
- 촬영 범위는 법의 문제입니다
- 자가 설치와 출동 보안 서비스는 무엇이 다른가요
- 사양표에서 실제로 중요한 항목
- 설치하고 끝내지 않는 4단계 점검
- FAQ
- 같이 읽으면 좋은 것들
부모님 댁에 달아 드리고 두 달 뒤 확인한 것
작년 봄에 혼자 지내시는 어머니 댁 거실에 홈 카메라를 달았습니다. 낙상이 걱정됐습니다. 전화를 안 받으시는 날에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으면 마음이 놓일 것 같았습니다.
설치는 10분이 걸렸습니다. 와이파이를 잡고 앱에서 계정을 만들고 벽에 붙였습니다. 설명서에 적힌 초기 비밀번호는 그대로 쓰고 넘어갔습니다. 바꾸라는 안내 문구는 있었는데 나중에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두 달 뒤 보안 관련 자료를 정리하다 그 생각이 나서 앱에 들어가 접속 기록을 확인해 봤습니다. 제 휴대폰과 노트북 외에 등록된 기기는 없었습니다. 다행이었지만 운이 좋았던 쪽입니다. 그날 비밀번호를 바꾸고 2단계 인증을 켰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확인했습니다. 카메라 화면의 오른쪽 아래에 현관 바깥 복도가 조금 들어가 있었습니다. 각도를 돌려 그 부분을 화면에서 뺐습니다.
제가 이 글에서 가장 하고 싶은 말이 이 두 가지입니다. 기기값이나 화질은 그다음입니다. 설치가 쉬워진 만큼 설정을 건너뛰기도 쉬워졌고 그 틈에서 사고가 생깁니다.
해킹은 어려운 기술이 아니라 초기 설정에서 뚫립니다
인터넷에 연결된 카메라는 외부에서 접속 가능한 주소를 갖는데 공격자는 그 주소 범위를 훑어 응답하는 기기를 찾고 알려진 초기 비밀번호 목록을 차례로 넣어 봅니다. 여기엔 정교한 기술이 거의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피해 규모가 커집니다.
정부도 인터넷에 연결된 CCTV의 비밀번호를 모두 바꾸라는 권고를 낸 적이 있습니다. 같은 권고가 자꾸 되풀이됩니다. 기기를 새로 살 때마다 같은 실수가 반복되니까요.
- 초기 비밀번호를 즉시 변경합니다. 영문 대소문자와 숫자, 특수문자를 섞어 열 자리 이상으로 둡니다
- 계정에 2단계 인증을 켭니다. 비밀번호가 새어도 한 겹이 남습니다
- 펌웨어 자동 업데이트를 켭니다. 알려진 취약점은 업데이트로 막힙니다
- 공유기의 관리자 비밀번호도 함께 바꿉니다. 카메라만 지켜도 경로가 남습니다
- 외부 접속이 꼭 필요한지 생각해 봅니다. 집에서만 볼 거라면 원격 접속을 끄는 선택도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보탤 수 있습니다. 집에 손님이 자주 오거나 가족이 함께 쓰는 카메라라면 계정을 공유하기보다 초대 기능으로 권한을 나누는 편이 안전합니다. 비밀번호를 여러 사람이 알고 있는 상태에서는 누가 접속했는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권한을 나누면 기록에 사용자 이름이 남습니다.
마지막 항목이 의외로 효과가 큽니다. 외부에서 보는 기능을 쓰지 않는 집도 있습니다. 쓰지 않는 문은 닫아 두는 쪽이 안전합니다.
저장 방식이 비용과 안전성을 함께 결정합니다
영상을 어디에 저장하는지에 따라 운영비와 사고 대응력이 달라집니다.
| 저장 방식 | 월 비용 | 장점 | 약점 |
|---|---|---|---|
| 기기 내 SD카드 | 없음 | 추가 비용 없음 | 기기를 가져가면 영상도 사라짐 |
| 클라우드 | 구독료 발생 | 기기 파손에도 영상 유지 | 요금과 보관 기간 제한 |
| 가정 내 저장장치 | 장치 구입비 | 용량이 넓고 외부 전송 없음 | 설치가 번거로움 |
침입자가 카메라를 떼어 가면 SD카드에 담긴 영상도 함께 사라지니 침입 사고를 대비하려면 클라우드나 별도 저장장치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아이나 반려동물을 보는 용도라면 SD카드만으로 충분합니다.
클라우드를 쓰실 때는 보관 기간을 확인하십시오. 7일 보관과 30일 보관의 요금이 다릅니다. 일주일 넘게 집을 비우는 일정이 있는 분이 7일 상품을 쓰면 돌아왔을 때 초반 영상이 이미 지워져 있습니다. 여행 전에 보관 기간을 한 단계 올렸다가 돌아와서 내리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무료 클라우드를 끼워 주는 제품도 있는데요. 저화질로만 저장하거나 하루 분량만 보관하는 조건이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금표의 각주를 보시면 됩니다.
촬영 범위는 법의 문제입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는 공개된 장소에 고정형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것을 제한합니다. 내 집 안을 찍는 카메라는 이 조항의 주된 대상이 아니지만 화면에 담기는 범위가 집 밖으로 넘어가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분쟁은 아파트 복도에서 가장 많이 생깁니다. 이웃집 창문이나 현관이 화면에 걸리는 경우, 공동 현관 앞을 비추는 경우가 그다음입니다. 현관문 바깥쪽에 카메라를 달아 복도를 비추면 이웃의 통행이 계속 녹화됩니다. 도난 방지 목적이라도 이웃의 동의 없이 상시 촬영하면 다툼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실무에서 쓰는 해법은 각도 조정입니다. 집 안쪽과 현관 문턱까지만 화면에 담기도록 돌려 두는 것입니다. 제품에 사생활 보호 영역 설정 기능이 있다면 그쪽도 방법입니다. 화면의 특정 구역을 가려 저장하지 않는 기능입니다. 공동주택 공용부에 설치해야 할 사정이 있다면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절차를 밟는 쪽이 맞습니다.
가사 도우미나 돌봄 인력이 오는 집이라면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집 안에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야 합니다. 음성 녹음은 영상보다 기준이 더 엄격하니 녹음 기능을 꼭 켜야 하는지도 같이 따져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알리지 않은 채 촬영하면 신뢰가 깨지고 법적 다툼까지 갈 수 있습니다.
자가 설치와 출동 보안 서비스는 무엇이 다른가요
차이를 한 줄로 줄이면 카메라는 기록까지 하고 보안 서비스는 대응까지 합니다.
자가 설치 카메라는 움직임을 감지하면 휴대폰으로 알림을 보냅니다. 그다음 판단과 행동은 집주인이 합니다. 밤에 알림을 받고 화면을 켜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112에 신고하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출동 보안 서비스는 감지기와 통신 장비를 설치하고 이상 신호가 오면 관제센터가 확인한 뒤 요원을 보냅니다. 대신 월 이용료가 붙고 약정 기간이 있는데요. 설치비와 장비 임대료가 함께 묶인 구조라 자가 설치보다 비쌉니다.
- 혼자 사는 집에서 침입 대응이 목적이라면 출동 서비스를 검토할 만합니다
- 가족이 함께 살고 집에 사람이 있는 시간이 길다면 카메라와 창문 보조 잠금 장치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 부모님 안부 확인이 주 목적이라면 카메라보다 활동 감지 센서 쪽이 사생활 부담이 적습니다
마지막 항목을 조금 더 설명하면, 문 열림과 움직임만 감지해 이상이 길어지면 알리는 장치가 있습니다. 영상이 남지 않아 어르신 입장에서 거부감이 적습니다. 카메라를 달았다가 불만을 들어 떼는 사례가 적지 않으니 설치 전에 당사자 의견을 들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사양표에서 실제로 중요한 항목
| 항목 | 확인 기준 | 왜 중요한가 |
|---|---|---|
| 해상도 | 1080p 이상 | 얼굴과 번호 식별 가능성 |
| 야간 촬영 | 적외선 또는 컬러 야간 | 사고는 밤에 많이 생김 |
| 화각 | 110도 이상 | 방 하나를 담을 수 있는지 |
| 움직임 감지 | 민감도 조절과 영역 지정 | 헛알림으로 알림을 끄게 됨 |
| 전원 | 상시 전원 또는 배터리 | 설치 위치의 자유도 |
움직임 감지가 실사용에서 가장 자주 문제를 일으킵니다. 민감도가 높으면 커튼이 흔들려도 알림이 옵니다. 하루에 서른 번씩 울리면 사람은 알림을 끕니다. 그 상태에서는 카메라가 있어도 없는 것과 같습니다. 감지 영역을 지정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르고 설치 후 일주일간 민감도를 조정해 두시면 됩니다.
화각도 비슷합니다. 180도 광각 제품은 방 전체를 담지만 가장자리가 휘어 보이고 멀리 있는 얼굴은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넓게 보는 것과 자세히 보는 것은 같은 렌즈로 동시에 되지 않습니다. 현관 쪽을 또렷하게 보는 것이 목적이라면 화각이 좁은 제품이 오히려 맞습니다.
해상도는 높을수록 좋지만 저장 용량과 통신량이 함께 늘어납니다. 2K나 4K 제품을 쓰면 클라우드 요금 구간이 올라가거나 SD카드가 빨리 찹니다. 거실 한 대라면 1080p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용하지 않게 되는 이유
구입한 카메라가 서랍으로 들어가는 사례도 꽤 있습니다. 상담에서 들은 이유는 대개 겹칩니다. 알림이 너무 많아 껐다가 앱까지 지웠다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와이파이가 자주 끊겨 연결이 안 됐다는 경우가 그다음이고 가족이 불편해해서 떼었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의 두 가지는 설정과 설치 위치로 줄일 수 있습니다. 공유기에서 먼 방에 달면 연결이 불안정하니 설치 전에 그 자리에서 휴대폰 와이파이 신호를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세 번째는 사정이 다릅니다. 설치 목적과 촬영 범위를 가족과 먼저 정하셔야 하고 이건 설정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설치하고 끝내지 않는 4단계 점검
1단계 — 설치 당일 비밀번호와 인증을 설정합니다
초기 비밀번호를 바꾸고 2단계 인증을 켭니다. 공유기 관리자 비밀번호도 함께 바꿉니다. 10분이면 끝나는 작업입니다.
2단계 — 화면에 담기는 범위를 확인합니다
앱 화면을 보면서 집 밖이 들어가는지 확인합니다. 들어간다면 각도를 돌리거나 가림 영역을 설정합니다. 음성 녹음이 필요한지도 이때 결정합니다.
3단계 — 알림 민감도를 일주일간 조정합니다
처음 설정으로 두면 헛알림이 많습니다. 일주일간 기록을 보고 감지 영역과 민감도를 줄입니다. 알림을 신뢰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4단계 — 반년에 한 번 접속 기록과 펌웨어를 봅니다
앱에서 등록된 기기 목록과 접속 기록을 확인합니다. 모르는 기기가 있으면 즉시 비밀번호를 바꾸고 전체 로그아웃을 합니다. 펌웨어 업데이트가 밀려 있으면 그때 함께 적용합니다.